산 이야기

원효봉 눈산행

솔송나무 2020. 2. 17. 12:42

원효봉(505m)

산행날짜: 2020년 2월16일 눈오는 일요일

누구와 : 함박산우회

눈이 온다는 일기예보에 기대반 걱정반 친구들과 북한산을 다녀오기로 한다. 지금까지 숱한 산행을 했지만 눈꽃산행을 경험한적이 몇번 되지 않기에 오늘 만큼은 기대가 크다. 오늘은 북한산성을 따라 오르는 산행을 할 것이다. 약2세기경 삼국시대 백제 개루왕때 만들어진 산성은 그동안 시대에따라 한강이북을 차지하고 있던 나라에 간성적인 역할을 하였던 곳이다. 출바알~


원효봉 정상의 눈세상


늦은 아침 북한산성주차장에 도착해서 산행 시작. 서암문 --> 원효암 --> 정상 -> 북문 --> 보리암 --> 주차장으로 돌아오며 악 5km를 4시간 동안 걷게 된다.


산행들머리


와우~  하얀 눈세상


올해 유난히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어서 더이상의 추위와 하얀눈을 보지 못할거라 생각했는데 겨울의 끝자락에서 하얀 눈세상이 펼쳐져있다.


올려다보는 산은 벌써부터 눈꽃을 피우고 있다.


이런 풍경을 봤던게 언제였던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일행들도 눈세상을 감상하느라 연신 두리번 두리번


영상의 기온이라 등산로엔 아직 눈이 쌓이지 않는다.


효자원의 숲


카메라를 들이대는 어떤곳이라도 예술이 된다.


긋~


와우~


효자원 삼거리, 원효봉 방향으로 향한다.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서암문에 도착한다. 서암문은 비상시에 병기나 식량을 반입하는 통로였으며 성내에서 생긴 시신을 내보내는 문이라하여 시구문이라고도 불렸다. 잠시 쉬어간다.


성벽 중간에 병사를 보호하고 적을 관측하거나 방어하기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여장이라는 낮은 담장, 여장에 구멍을 만들어 적에게 총이나 활을 쏘았다.


성랑지, 성벽을 지키는 벙사들의 숙소가 있던 터


허물어진 산성 옆으로 계단길이 길게 이어진다.


산성위에 올라서서 잠깐 쉬어가는 친구, 백제 병사들의 숨결이 느껴진다나 어쩐다나~


눈덮힌 계단길은 한참이나 이어지고


중간 전망대에서 잠깐 쉬어간다. 김실장님을 비롯한 두 분, 우리 함박산우회의 주축멤버가 될거라 예상된다. 두 분 환영합니다.


오늘 두 분의 노랗고 붉은 앙상블이 원효봉 하얀 등산로에 강력한 색대비를 만들어준다.


강력한 색대비를 이룬 실장님과 노간주나무


함박눈이 쏟아진다. 내려앉은 눈의 무게에 고개를 숙인 노간주나뭇가지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래서 즐겁단다!


뒤에 원효암이 살짝 보인다. 바람과 함께 눈이 계속 내린다. 환상의 세계로 온 느낌이다.


설국의 세계!


그저 그림이 된다.


자연은 즐기는 자의 것이다.


나무도 눈도 사람도 모두 자연이다.


원효암을 지나쳐 간다.


커피한잔으로 함박눈을 즐긴다.


오리나무 숫꽃겨울눈이 함박눈에 덮혀 있다. 우수지절 봄을 준비하고 있는데 갑작스런 눈과 추위로 비상이다. 이겨내야 화려한 봄을 밎이할 수 있다.


동심의 세계로, 자연은 즐기는 자의 것이다.


환상의 세계로의 여행


이곳에서 아이젠을 착용한다. 아이젠을 준비 못한 친구는 아이젠 없이 오른다.


이곳부터 조망이 터지는 곳이지만 오늘은 조망이 없다. 사방이 온통 하얗다. 눈의 세계로 들어온 두 분의 표정이 밝다.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이며 클라이막스이며 백미는 이곳이다. 아찔한 암릉구간인데 매서운 바람이 불고 앞이 보이지 않게 눈이 내리고 있다. 나는 이곳을 엘림바위라 부른다.


아이젠 없이 걷는 일은 위험한 일이다. 집중하며 걷고 있다. 매서운 눈보라가 불고 있다.


이곳에서도 여유로운 실장님,  주변을 살피며 즐기고 있다.


이친구도 즐기며 가고 있다. 다들 즐거운 표정들이다.


눈을 즐기고 바람을 즐기고 설산을 즐기고 있다.


나무위에 눈꽃송이가 열매를 매단 듯 주렁주렁


조심스레 암릉을 내려선 친구의 환희의 표정


자연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수줍은 하트


원효봉이 눈앞에


눈덮힌 산성, 산성에는 두가지의 용도로 쓰이는 총안이라는 구멍이 뚫려있다. 하나는 근접한 적을 향해 총이나 활을 쏘기 쉽게 비스듬하게 만들어진 근총안이고 또하나는 멀리있는 적에게 수평으로 구멍을 만들어 쏘았던 원총안이라는 구멍이다.


세찬 눈보라를 뚫고 온 후라서 친구의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어 있다. 펭수처럼 귀엽게 생겼단다.


산성길옆 바람이 잦아든 비교적 포근한 곳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한다.


단촐한 점심 같지만 제법 푸짐했다, 땅콩크림 샌드위치(?), 계란, 떡 등은 사진에 없다. 따끈한 스푸는 단연 압권이었다.


겨울 나무가지들이 솜털옷을 입은 듯


두껍게 내려앉은 함박눈


원효봉 정상으로 들어서는 일행들


맑은날이면 원효봉 표지목 뒤로 오봉과 도봉산의 모습까지 선명히 보이겠지


오늘 유독여인이 함께한 모습을 카메라앵글 안에서 자주 만난다.


정상에 오른자의 환호의 세레머니


사실 원효봉은 조망이 끝내주는 봉우리이다. 맑은날이면 우뚝 솟은 백운대와 망경대 그리고 노적봉 등의 모습이 가히 인상적이다. 마치 아이맥스 영화의 화면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하지만 오늘은 없다.


조망이 없으면 어떤가 더 멋진 설국의 세계에 와 있거늘. . .  환호의 세레머니는 싱겁다. 의상봉을 향한 승리의 포퍼먼스! 기다려라 곧 의상봉을 접수하러 간다!


걷기 포퍼먼스? 조망 포퍼먼스? 어쨌든 이분도 의상봉을 향한 무언의 시위를 하고 있다.


뽀샵용 바탕사진으로 끝내줄 사진, 옆에다 예쁜 표정 그대로 닮은의 얼굴을 오려 붙여 보아요.


무장공비 포퍼먼스?  동무레! 눈속에 올라 오느라고 고생했수!


두명의 예쁜이 포퍼스와 두명의 무장공비 포퍼먼스 그리고 한명은?  혹시 공비가 세명일지도. . .


눈과 바람을 기꺼이 즐기고 있다.


하산을 시작한다. 이곳에 야생고양이가 많이 살고 있다. 산객들이 주는 먹이 때문이라는데. . . 이들도 오늘같은 날이면 삶이 녹록치 않겠지


북문에 도착해서 사진을 남긴다. 어쭈! 제법 친근해진 모습


이친구는 두명과


헐~ 번갈아가면서! 부럽다.


부러우면 지는거다. 이렇게라도 끼어들자! 제법 흰머리를 얹었다.


동화속 세상으로 내려서고 있다.


모노레일이 상운사로 길게 이어진다. 


거대한 암벽이 눈앞에 서있다. 우리가 올랐던 원효봉이다.


일행들이 거대한 바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보리사에 도착한다.


보리사 앞마당 데크에 쌓인 흰눈이 오늘의 산객 인원을 말해준다. 눈위에 발자국이 없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두분의 동참은 우리를 춤추게 하


두명의 무장공비!  크~ 정말 비슷하다.  근데 뒤에 있는 친구의 자세가....


카메라를 들이대는 순간 예술이 된다.


에술작품이 둘이라구요? 눈과 너(나)라구요? 당근 저도 예술을 사랑합니다.


계곡에도 함박눈이 떨어진다. 마치 더러운 물처럼 보인다. 실제 계곡물은 먼지 하나가 보이지 않을 만큼 깨끗하다.


절구모양의 바위위에도 눈이 앉았다. 실제 절구로 쓰인 돌이다.


계곡의 물이 폭포수처럼 떨어지고 있다.


설국의 세상엔 낭만으로 가득하다. 감성이 풍부해진다.


아름다움이 주위에 가득하다. 맑은 계곡물에 떨어지는 함박눈의 소근거림이 들리는 듯 고요히 흐르는 계곡에 또하나의 눈덮힌 산이 흐르고 그위를 희고 거대한 숲이 조용히 뒤따른다. 세상의 멋진 풍경이 이곳에 다 모여서 어디를 보아도 아름다움이다. 헌데 표현할 어휘가 부족하다.


하늘이 열리고 설산에 햇밫이 들어온다. 희고 푸른빛의 숲이 햇빛에 반짝인다.


원효봉 봉우리에도 하늘이 열리고 있다. 지금이라면 삼각산의 면목을 볼 수 있을까? 하지만 우리는 오늘을 충분히 즐겼다.


절 건축 공사가 많이 진행 되어가고 있다.


오늘 안전을 지캬준 아이젠을 벗는다.


무사히 산행을 마무리 한 세명의 여인들이 고맙다. 마지막으로 원효봉을 올려다 본다.


긴장이 풀리고 한바탕웃음으로 계곡이 소란스럽다.


날머리에도 여전히 눈세상이다.


날머리를 빠져나온다. 여전히 표정들이 밝다.


마지막 인증샷! 세 분의 원효봉 정상 등반을 인증합니다.


주차장으로 돌아오며 설국의 세상에서 맘껏 즐겼던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주차장뒤로 의상봉이 우뚝 서있다. 다음 산행을 저기로?

'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축령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0) 2020.03.23
의상능선의 봄  (0) 2020.03.09
태백산 氣산행  (0) 2020.01.07
감악산 가을 붙잡기  (0) 2019.11.25
오대 만추 소금강  (0) 2019.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