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마산(鐵馬山) - 786m (산행일: 2009년 3월 29일)
철마산은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과 수동면에 걸쳐있는 산으로 어떤 예언자가 이 산에서 철(鐵)이 나올 것이라 해서 그리고 산 정상의 바위가 말머리 모양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 산은 광주산맥의 줄기를 이루고 있는 조용한 산으로 자연 그대로의 등산로와 등산로에 수북이 쌓인 낙엽이 사람의 손길이 많이 닿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산의 동편인 수동면에는 물이 좋은 비금계곡이 유명하고 산의 서편인 팔야리는 조선 태조임금이 함흥에서 돌아오는 길에 여덟 밤을 묵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하는데 산에 올라 마을을 내려다보니 태조의 깊은 시름을 달래기에 충분했을 정도로 고즈넉하고 아담하게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철마산의 능선은 북쪽으로는 주금산과 남쪽으로는 천마산으로 연결되어 산을 좋아하는 산객들은 꼭 빠지지 않고 찾는 산이라 합니다.
동문산악회 일원으로 참가하여 선배님들과 기분좋게 산행하고 맛있는 음식도 나누어 먹으며 즐거운 봄나들이였는데 정상부근에 많은 눈이 쌓여 있어서 눈길에서 생길 안전사고를 우려해서 정상을 몇미터 앞두고 내려와야만 했습니다. 남녘의 산에는 꽃소식이 한창인데 아직도 겨울잠 자고 있는 게으른 철마산에 왁자지껄 한바탕 소동으로 늦잠을 깨워주고 되려 봄소식을 알려주고 왔습니다.
하얀눈을 덮고 아직 겨울잠을 자고 있는 철마산 정상
수동면 금단골입구에서 오전 10시 등산 시작 --> 543봉 -->헬기장 -->661봉 -->정상부근 -->하산(오던길로 하산) -->금단 골입구(오후1시 40분) 총산행시간= 3시간40분(간식및 휴식시간포함)
산행 들머리에 눈이 보이구요, 산악회 총무님이신 박ㅇㅇ 선배님이 인원점검 중입니다
산행길은 낙엽이 수북이 쌓여서 발바닥에 푹신푹신한 느낌이 전해집니다.
양지바른곳에는 허기에 지친 멧돼지의 흔적도 보입니다.
파란하늘을 이고 봄맞이 준비중인 낙엽송
경사진 등산로에도 돌계단 대신 낙엽길이 그대로 이어집니다.
경사로를 힘겹게 오르고 있는 김ㅇㅇ 선배님 부부
줄지어 산을 오르고 있는 산악회원 여러분
한 고비를 넘어 능선에 올라서도 낙엽쌓인 등산로는 쭉~ 이어집니다.
산악대장 오대장의 가족입니다. 오ㅇㅇ과 배ㅇㅇ
우리 산악회의 정신적 지주 김ㅇㅇ 선배님, 히말리야 등산의 경험이 있으신 등산의 베테랑이며 회원들에게 등산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십니다.
얼마전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아 그늘진 곳곳에 많은 눈이 남아 있었습니다.
헬기장에 도착하여 단체사진을 찍습니다. 저는 찍사라서 사진에 얼굴이 없습니다.
헬기장에서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쓰레기 하나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철수한 후에 찍은 모습
헬기장에서 바라본 543봉과 북쪽능선
철마산 정상은 하얀 눈으로 덮혀 있습니다. 아이젠이 필요할것 같군요.
철마산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군요. 여기에서 직진하면 팔야리가 나옵니다. 나무뒤로 보이는 연무속에 마을이 있습니다.
661봉근처에서 바라본 천마산 능선
정상을 몇미터 앞두고 하산을 해야만 했습니다. 눈속에서 하산하는중.
하산중 바라본 주금산 방향의 시루봉
배추잎같이 생긴 앉은부채 (?)입니다. 그늘지고 습기가 있는 곳에서 자란다는군요. 줄기와 잎은 구토제,진정제,이뇨제로 쓰인답니다.
산괴불주머니도 일찍 꽃을 피우고 산객을 맞아줍니다. 현호색과의 두해살이 풀로 역시 약간 습한곳을 좋아하며 약 40cm 정도 까지 자라며 원줄기는 속이 비고 곧게 자라는 특징이 있는 식물입니다.
부지런한 생강나무가 노랗게 꽃을 피우고 반갑게 우리를 맞이하여 주었습니다. 봄철에 일찍피는 꽃인데 산수유꽃과 구별이 쉽지 않죠. 이꽃으로 차를 만들어 먹기도 하고 꽃이 진후 어린잎으로 만든 차를 작설(雀舌)차 라고도 한다는데 참새의 혀처럼 생긴 어린잎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구요. 이나무 열매에서 얻은 기름을 동백기름처럼 머릿기름으로 사용한데서 동백꽃이라고도 한답니다.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는 동백꽃을 '노랗고 알싸하고 향긋한'이라고 표현되어 있는데 바로 이 생강나무를 말하는 것입니다.
게으른 진달래는 이제야 가늘게 눈을 뜨고 기지게를 폅니다.
화창하고 따스한 봄날에 시간의 흐름이 아쉽기라도 하듯
철마는 간밤에 내린 눈을 이불 삼아 부여잡고 게으름 피우며
무거운 눈꺼풀을 겨우겨우 들어 올립니다.
그나마 등산로 초입의 생강나무, 산괴불주머니, 앉은부채는 산객들에게
남녘 꽃소식 먼저 듣고 부랴부랴 분주히 꽃을 피웁니다. 뒤따라 진달래도
늦잠에서 깨어나 몸을 비틉니다.
이 산은 말머리 우두머리 따라 모두가 게으른 모양입니다.
산은 스스로 또는 남의 손 빌어 쌓은 돌계단 하나 없이 애초에 생긴 그대로의 모습이고
세련된 멋이라곤 찾아 볼 수 없으니 말입니다. 느려터진 철마는 지난 가을 떨어진 잎사귀를
그대로 놓아 두고 양탄자 깔아 놓았다고 자랑합니다.
그 옛날 산의 서편 팔야리에 여덟 밤 동안 임금님을 모셔놓은 그 포근함이 이것이었을까요?
그 포근함을 가슴에 담고 그 발칙한 산의 여유로움은 배낭에 담아 하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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