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때만 되면 저는 스트레스에 시달립니다. 장거리 운전과 불통의 고속도로 때문이죠. 그래서 추석을 앞두곤 항상 머리가 아프거나 몸살을 앓거나 하는데, 근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스트레스 받을 일이 아닌데 말이죠. 고향이 없는 쓸쓸한 사람이나 시골의 추억이 없는 사람보다야 제가 훨씬 행복하다는걸 알고 있기 때문인거죠. 그런 행복함을 가진 사람이 잠깐의 힘듬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이 아닌데 말입니다. 오랜 밤샘운전 때문에 낮잠을 한숨자고 어린시절 초등학교를 돌아다 보았습니다. 이미 폐교된지 십년 이상 된지라 관리가 엉망이더군요. 어린시절 추억만 남은 학교는 폐허수준이구요. 그래도 곳곳에 어린시절 추억들이 남아있습니다. 사진에 담는동안 안타까움이 더해집니다.
어린시절 그렇게 넓어 보이던 학교 정문이 그냥그런 문이었군요.
1999년에 폐교되었으니 12년 되었네요.
몇몇 동문들이 추석을 맞아 찾아올 동문을 위한 모임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넓던 복도가 왜 이렇게 좁아졌죠?
책상과 의자가 없는 교실이구요. 교실 뒷편의 게시판이 굉장히 넓은데 환경미화 심사땐 이곳에 여러 장식과 꾸미기를 했던 곳이죠.
교실 앞부분의 칠판과 게시판이네요. 선생님께 호명되어 칠판에 문제풀이 하며 힘들었던 추억도 생각이 납니다.
운동장쪽 창문은 왜이렇게 많았는지 유리닦기 청소시간에 저 창문틈에 올라가 장난치며 청소하던 생각도 나구요.
어떤 교실엔 선생님 게시판에 무언가가 아직도 붙어 있어요.
교실 뒤뜰도 운동장 처럼 넓었는데 어찌 지금은 차한대 겨우 들어갈 정도로 좁아졌어요.
운동장엔 축구골대가 부식되어 넘어져 없어지고 전봇대와 조명탑이 세워졌구요.
교실과 운동장을 통하던 계단과 화단에는 잡초만 무성하구요.
제가 다니던 시절엔 이곳이 잔디언덕이었죠. 후에 시멘트 응원석으로 바뀌었는데 낙엽만 무성히 쌓였네요.
운동장앞 단상(구령대)의 난간은 녹슬고 주변엔 잡초만이....
운동장엔 그래도 잔디의 흔적이 남아 있군요. 제가 다니던 시절 힘들게 우리 학생들의 손으로 잔디를 심고 가꾸었죠. 그덕에 후배들은 이 잔디운동장에서 축구를 할 수가 있었죠.
그런데 지금은 잔디와 잡초가 한데 어울어져 그시절 힘들게 심고 가꾸었던 우리의 노고가 헛되고 말았군요.
운동장에선 나무와 잡초들 때문에 더이상 학교건물이 보이지 않고 지붕만 보입니다.
잘 다듬어진 회양목으로 조성된 화단이었는데 여기도 마찬가지로 잡초와 키큰 나무들이 들어 섰네요.
운동장에서 바라본 학교건물
운동장에서 바라본 단상과 학교건물의 모습
잘 다듬어지진 않았지만 여전히 자라고 있는 회양목
교장 선생님 사택이었던 곳을 동문회 사무실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시절 자연학습장으로 잘 조성되었던 공원엔 이제는 책읽는 어린이 동상만 남아 있더군요. 참고로 이동상은 그시절 저희 아버님께서 기부하여 제작된 것인데 많이 낡아 보입니다.
어린시절 추억마져도 퇴색되버린 듯하여 학교를 둘러보는 내내 가슴에 먹먹함이 느껴지더군요. 몇년이 더지나면 이마져도 볼 수 없을거라 생각하니 안타까움이 더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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