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의 겨울
치악산(1,288m)
산행날짜: 2022년 1월 30일 맑은 일요일
누구와 : 친구 환이와
목적 : 설산을 즐기기 위해서
친구와 겨울산의 묘미를 즐기기 위해서 강원도 원주 치악산으로 향한다. 30여년전 자주 오르며 추억이 많은 산인데 너무나 오랜만에 다시 만난다. 언제나 만날 수 있을것같은 곳에 위치한 산이라 오히려 더 오질 못했다. 강원도나 경북, 충청권에 있는 산을 찾을때 항상 지나쳐가는 곳이 이곳 치악이다. 그럴때면 항상 치악산을 올려다보며 다음을 약속했는데 그날이 오늘이다. 친구 환이가 이곳 원주에 직장일로 몇년동안 내려와 있다. 앞으로도 몇년은 더 일해야 하는 곳이다. 지금은 제2의 고향처럼 포근한 정이 들어 있은 곳이란다. 항상 치악산을 올려다보며 일을 한다는데 요즘 치악산 정상에 아직 남아있는 하얀 눈을 만져보고 싶단다. 명절 연휴를 맞아 시간이 허락되자 둘이 맘먹었던 치악으로 향한다. 과연 정상에는 하얀 눈이 남아 있을까? 가자~ 치악으로!
▲ 치악산 정상
▲ 파란하늘 아래 비로봉을 즐기고 있는 산객들
▲ 구룡사 주차장 --> 대곡안전센터 --> 세렴안전센터 --> 사다리병창길 --> 비로봉 --> 비로봉삼거리 --> 계곡길 --> 세렴폭포 --> 구룡사 (약 10km. 점심 및 휴식시간포함 6시간)
▲ 구룡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신라 문무왕 6년(666)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대웅전 자리에 9마리의 용이 살고 있는 연못을 메우고 사찰을 창건하여 구룡사(九龍寺)라 하였으나, 조선 중기에 거북바위 설화와 관련하여 현재의 명칭인 구룡사(龜龍寺)로 개칭하였다고 전해진다. 또한 『치악산구룡사사적』에 따르면 신라말의 고승 도선국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의상대사인지 도선국사인지 모르나 대단한 역사를 가진 사찰임에 틀림이 없다.
▲ 구룡사 사천왕문이 웅장하다.
▲ 지국천왕(동방왕)과 증장천왕(남방왕)이 서북 방향에 자리잡고 있다.
▲ 반대로 광목천왕(서방왕)과 다문천왕(북방왕)이 동남방향에 자리잡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천왕은 사천왕문 입구를 중심으로 오른쪽에 지국천왕과 증장천왕이 왼쪽에 광목천왕과 다문천왕이 자리하는것이 원칙인데 아마 사천왕문의 위치가 사찰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실제 방향을 맞추기 위해서 이렇게 위치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산 입구 매점에 물을 사기 위해 들렀는데 매점 직원들의 친절에 오늘 기분좋은 산행을 예감한다.
▲ 구룡소 다리를 건너고 있다.
▲ 구룡계곡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룡소의 모습, 하지만 여름과 가을의 화려한 모습은 없고 겨울의 침묵과 조용함을 지키고 있다. 차라리 고요하다. 여름과 가을의 화려함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 몇 년전 한여름의 구룡소. 화려한 단풍이 있는 가을의 구룡소를 상상해 보라!
▲ 제법 쌀쌀한 겨울산의 아침이다. 하지만 숲에 드는 아침햇살이 우리들 가슴을 따뜻하게 만든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친구와 동행이라 더욱 그렇다. 오늘 친구와 도란도란 무슨 얘기를 나누게 될까?
▲ 치악산 비로봉의 돌탑의 모형을 축소하여 만들어 놓은 탑, 1962년 9월 제과점을 운영하던 용진수씨가 남북통일과 원주발전을 기원하기 위해 신선탑(중앙부 주탑), 칠성탑(북측 보조탑), 용왕탑(남측 보조탑) 등 3기를 쌓았는데 탑들이 비바람에 무너져 몇번 복구해 놓았는데 최근 2017년 용왕탑이 무너져 다시 복구해 놓은 상황이라한다. 정상에서 만나보자!
▲ 한여름 시원하게 흐르던 구룡계곡의 물은 지금은 두꺼운 얼음 아래 갇혀있다. 그 옆을 지나고 있다.
▲ 등산로에는 약간의 눈이 녹지않고 등산객들에 경각심을 주고 있다. 조심하라고! 실제 하산중 이곳에서 아이젠을 벗자마자 넘어져 지금도 무릎이 욱씬거린다. 며칠을 참아보겠지만 심하면 병원에 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 세렴안전센터 지점에 있는 이 다리를 건너면 사다리병창길이 시작된다. 이곳으로부터 비로봉 정상까지 왕복 5-6시간이 소요되니 동절기에는 오후 한 시 이후 탐방이 통제된다. 늦은 오후가 되면 날이 일찍 저물어 가파른 사다리병창길이 위험할 수 있어서다.
▲ 사다리병창길이 시작된다.
▲ 끝없는 계단길의 연속이다.
▲ 30년전에도 힘들었던 길이다. 오늘은 천천히 오르자!
▲ 겨울 아침이지만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니 제법 더위를 느낀다. 친구 환이가 두껍게 껴입은 옷을 벗기위해 잠시 쉬며 휴대폰을 확인하고 있다.
▲ 셀카놀이
▲ 지나는 산객들이 많지 않다. 치악산을 둘만의 공간으로 만들어보자!
▲ 다시 시작되는 계단길
▲ 30년전에도 많은 계단길을 걸었었다.
▲ 송글송글 이마와 머리에 땀이 맺히기 시작한다.
▲ 아직 비로봉은 멀기만 한데..
▲ 간식을 먹으며 잠시 쉬어간다. 시골에서 가져온 유정란을 삶은 달걀이다. 그래서인지 최고의 맛이다.
▲ 운무가 아직 걷히지 않았지만 파란 하늘이 열리고 있다. 말등바위 전망대에 오른다.
▲ 아래 신흥동이 내려다보이고 서서히 치악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雉岳山 암대봉 아래 상원사에는 치악이라는 이름이 붙게된 전설을 가진 상원사 동종에 관한 얘기가 전해진다. 어느날 무과 과거시험을 치르러가는 젊은 나그네 앞에 어지럽게 울어대는 꿩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살펴보니 커다란 구렁이에 감겨 옴짝달싹 못하고 죽어가는 꿩의 가족을 볼 수 있었다. 나그네는 얼른 화살을 쏘아 구렁이를 죽이고 꿩의 가족을 살려주었다. 그리고 밤이 되어 어두워져 하룻밤 묵을 곳을 찾던 나그네 앞에 허름한 집한채가 보이고 하룻밤 머물러 가게 해달라 청하였다. 주인집 아름다운 아낙은 승낙하였고 그날밤 잠이든 나그네는 가위누르는 무언가에 의해 깨어났는데 큰 구렁이로 변한 집주인 아낙이 나그네의 몸을 감고 있었다. 연유를 물으니 낮에 화살에 맞아 죽은 구렁이는 아낙의 가족이며 그 복수를 하기위한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새벽이 오기 전 상원사에 있는 종소리가 울리면 살려주겠다 했다. 상원사에는 사람이 기거하지 않은 사찰이었고 시간이 되어도 울리지 않는 종소리에 꼼짝없이 나그네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한데 죽음 직전에 텅~ 텅~ 하는 상원사 종소리가 들렸고 나그네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 아침이되어 종소리가 울렸던 곳으로 가보았다. 그곳에는 꿩의 가족이 죽어 있었다. 꿩의 가족은 전날 나그네에게 입은 은혜에 대한 보답으로 종에 부딪쳐 종을 울리고 그곳에서 죽었다. 전설은 전설일 뿐이지만 치악의 雉가 꿩치라는 사실에서 한낱 미물이지만 꿩의 은혜에 관한 아름답고 슬픈 얘기를 담고 있는 고장이 이곳 치악이다.
▲ 아곳부터 눈쌓인 계단길을 걷게 된다.
▲ 해발고지 1,023m 지점이다.
▲ 눈쌓인 낭만적인 숲길을 가고 있다.
▲ 정상 300m 전 지점이다. 300m가 1-2km 되는양 힘들고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 몸과 머리에서 나온 땀과 수분으로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하고
▲ 하얗게 상고대가 맺혀가고 있다. 흰머리카락 때문에 염색을 하지만 하얗게 변한 머리카락도 그리 보기 싫은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위의 그림은 환이의 것이고 아래는 내것인데 누구의 머리카락이 더 건강해 보일지?
▲ 숨이 턱까지 차올라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두사람
▲ 정상이 눈앞에
▲ 원주 시내의 모습이 보이고
▲ 칠성탑이 파란하늘속에 우뚝 나타난다.
▲ 정상에는 3기의 돌탑이 서있는데 가장 먼저 나타난 칠성탑은 정상부위 북쪽방향에 자리하고 있다.
▲ 중앙에 서있는 탑은 주탑인 신선탑이다.
▲ 정상석 뒤로 보이는 정상부위 남쪽에 서있는 용왕탑이다.
▲ 용왕탑과 신선탑 사이에 비로봉 정상석이 있다.
▲ 원주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던 용진수 선생이 1962년 남북통일과 원주발전을 기원하기 위해 신선탑(중앙부 주탑), 칠성탑(북측 보조탑), 용왕탑(남측 보조탑) 등 3기를 쌓았는데 탑들이 비바람에 무너져 몇번 복구해 놓았는데 최근 2017년 용왕탑이 다시 무너져 또다시 복구해 놓은 상황이라한다. 지금은 치악산 정상의 3기의 돌탑들이 원주를 대표하는 마스코트가 되었다.
▲ 증명사진을 남긴다.
▲ 파란하늘아래 아름다운 비로봉의 모습을 즐기고 있다. 마음도 하늘처럼 파랗게 물들어간다. 친구야! 파란하늘 닮은 마음을 간직하며 살자!
▲ 정상 주변엔 많은 산객들이 모여있다. 등산시엔 둘만이 즐겨보자던 치악이었는데 정상에 오르니 이미 다른 산객들이 공유하고 있었다.
▲ 친구가 탑들과 나란히 서있다. 친구 바로 뒤에 용왕탑 그리고 그뒤로 신선탑
▲ 비로봉에서 바라본 남쪽방향 전망
▲ 치악 전경 표지판
▲ 향로봉 방향
▲ 사명봉 방향, 남대봉 방향, 우뚝솟은 남대봉 아래 치악의 전설을 간직한 상원사가 있다.
▲ 파란하늘 아래 산 정상에서 따뜻한 햇살 받으며 최고의 만찬을 즐긴다. 우리 머리위로 제트기가 흰구름 선을 긋고 지나간다. 마치 돌탑에서 뿜어져 나오는 듯 하다.
▲ 산 정상에서 맛보는 뜨거운 라면국물은 최고다.
▲ 이 바위아래 통나무벤치에 앉아 정찬을 즐기고 있다. 최고의 뷰를 즐기며 최고의 만찬을 즐기는 중
▲ 계곡길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이곳에서 상원사는 10.5km 지점에 있다. 상원사는 다음을 기약한다.
▲ 이곳 계곡길은 눈길이다. 아이젠을 부착하고 걷는다.
▲ 계곡길을 내려서며
▲ 이렇게 맑은 하늘속에서도 마스크를 써야 하는 상황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 하산길은 눈밭이다. 스틱을 이용하여 찔러보니 길이 아닌곳은 꽤 많이 쌓여있다.
▲ 눈길을 즐기며 천천히 내려온다.
▲ 여기는 계곡길 삼거리, 구룡사 방향으로 내려갈 예정이다.
▲ 지도판의 현위치다.
▲ 삼거리의 풍경
▲ 구룡사 방향으로 내려선다.
▲ 환이가 갑자기 하얀 눈위에 이름을 새기고 있다. 함박산우회 이름이다. 치악산에 올 한해 회원들의 무사안녕과 건강과 복을 대신 구했다.
▲ 흘러내리는 물이 그대로 얼어서 넓은 빙판을 만들었다. 아곳은 빙판이 등산로를 가로질러 아이젠 없이는 한발짝도 옮기기 쉽지 않다.
▲ 그래도 빙판에 서서 증명을 남긴다.
▲ 아이젠으로 빙판을 찍고서면 안전하다.
▲ 구룡사까지 아직도 멀기만 하고 눈길을 즐기며 천천히 간다.
▲ 떨어지는 물의 예술!
▲ 다시 넓은 빙판을 만난다.
▲ 이제는 빙판을 즐기며 내려온다. 흘러내리던 물이 나무들과 등산로를 덮쳐 넓은 빙판을 만들었다.
▲ 철다리를 건너며 아이젠을 벗는다.
▲ 세렴폭포에 도착한다.
▲ 흘러내리던 폭포수도 그대로 얼어있다. 머지않아 힘차게 다시 흐를것이다.
▲ 그동안 답답했던 신축년을 떨쳐버리고 친구 환이와 치악에서 받은 새로운 기운으로 임인년엔 즐겁고 복된 일들만 가득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 구룡교를 지나며 등산을 마무리한다.
▲ 화려한 여름과 가을을 꿈꾸며 겨울잠을 자고 있는 구룡소의 모습
▲ 입장시 문화재관람료를 지불했으니 구룡사를 들러가기로 한다.
▲ 불음각엔 불교사물이 있다. 범종, 법고, 목어, 운판의 모습이 보인다.
▲ 대웅전을 둘러보며 오늘 일정을 마무리한다.
(구룡사 이름 속 숨어있는 전설)
의상과 아홉용에 얽힌 전설이 전해온다. 원래 대웅전 자리에는 연못이 있었다. 그 곳에는 아홉 마리 용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의상은 치악산을 향해 가던 중 사방을 살펴보니 동쪽으로는 주봉인 비로봉이 솟아 있고, 다시 천지봉의 낙맥이 앞을 가로질은 데다가 계곡의 경치 또한 아름다워 이곳은 절을 세울만한 곳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연못을 메워 절을 지으려고 용들과 도술시합을 했다. 용들이 먼저 솟구쳐 올랐다. 그러자 뇌성벽력이 치고 산들이 모두 물에 잠겨버렸다. 용들이 흐뭇해하며 주변을 살피니, 의상은 비로봉과 천지봉에 줄을 걸어 배를 매놓고 그 안에서 자고 있었다. 다음은 의상이 움직였다. 부적을 한 장 그려 연못에 넣었다. 그러자 연못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고 용들이 뜨거워 날뛰었다. 그때 놀란 용 여덟 마리가 절 앞산을 여덟조각 내면서 동해로 도망치고, 한 마리는 눈이 멀어 함께 도망가지 못하고 못에 머물렀다. 그래서 절 이름도 구룡사(九龍寺)라 했고 한다. 세월이 흘러 절이 퇴락하게 되었고, 어느 날 한 노인이 나타나 절 입구의 거북바위 때문에 절의 기가 약해졌으니 그 혈을 끊으라 했다. 그대로 했더니 절이 더 힘들어졌고 폐사가 되려 했다. 이번에는 한 도승이 나타나 훈수를 했다. 거북의 혈맥을 끊어서 절이 쇠락해졌으니 다시 그 혈맥을 이으라는 것이다. 그래서 절 이름을 구룡사(龜龍寺)로 바꾸었다고 한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발췌)
▲ 오늘 치악에 쏟아낸 기운을 보충하기 위해 원주 맛집으로 소문난 '엄나무집'에서 몸보양을 하고 상경한다.